왜 맥을 쓰시나요?

"이게 애플겁니까?"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가끔씩 협력업체 직원이나, 갑/을 등의 직원분들께 저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꽤나 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매킨토시를 쓴다는 것은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일인가보다. 잠시 많이 들었던 질문이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개발하는데 맥에서 개발이 되겠어요?"

"왜 이거 써요?"

"돈 많은가봐요?" ...개발자가 돈이 많을리가 있겠는가.

"오타쿠에요?" ...이 말에는 정말 분노했다.

"이거 인터넷 뱅킹도 안된다면서요?" ...뭐?

"게임은 잘되요?" ...제발..

대충 이 정도인데.. 개발하는데 왜 맥을 쓰냐는 질문이 제일 많았다.(그 다음이 돈.) 내가 무슨 윈도우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도 아니고,  리눅스던 윈도우즈던 OS X 던 어느 곳에서도 사용할수 있어야한다고들 말하는(문자 그대로 '말하는' 국내 사이트들중 어떤 OS기반에서든 제대로 작동하는 페이지는 몇개 안되니..) 웹프로그래머인데 내가 어떤 OS기반에서 작업을 하던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FF 나 Safari 등의 브라우져에서 잘 안돌아가는 홈페이지만 봐서 그런지, 아니면 애초에 안써봐서 그런지, 대부분 Active X 가 없으면 허접한 홈페이지라고 생각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치들이 생각할때는 '개발'이라고 하는 작업은 무조건 윈도우기반에서만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외에는 역시 돈, 성능, 인터넷 뱅킹, 게임 정도의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편이다. 그래. 비싸다. 확실히 비싸다. 맥북 프로를 살 돈이면 하이스펙의 IBM 계열의 PC 를 살수있을거다. 아니면 조금 안좋은 놈을 사고 그돈으로 친구들에게 거하게 한턱 쏠수도 있겠지. 하지만 왜 굳이 이것을 쓰느냐. 하면 싼돈 주고 IBM 계열의 PC 를 사봐야. OS X를 못쓰지 않는가. 뭔가 디자인부터 허접한데다, 사용법도 애매하기 짝이 없는 윈도우보다 나는 OS X 의 그 유저편의성이며, 전체적인 디자인이며, 빠른 성능을 사랑한다. 거기에 미려한 디자인의 맥북의 바디를 조합하면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질 지경이다.(...할부금덕에 식사량을 줄였더니 사실 배는 많이 고프다. 담배를 끊을걸 그랬나?) 

물론 윈도우와 IBM계열의 장비가 못써먹을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윈도우도 잘짜여져 있고, 괜찮은 운영체제이다.(...물론 내 눈에는 그다지 아름다운 디자인은 아니지만) 개발자로서, 아니 그 이전에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사용하는 장비나 OS는 사용하는 사람의 취향에 맞으면 그것이 제일 좋은 것이 아닐까 한다. 윈도우 시스템이 좋은 사람은 그것을 쓰면 되고, 리눅스 시스템이 좋은 사람은 리눅스 시스템을 쓰면 된다.(최근의 리눅스 데스크탑 시스템은 워낙 좋아져서 나도 간간히 사용중이다) OS X 가 좋은 사람은 그저 쓰면된다. 마음에 드는 장비 하나 사서 원하는 데로 쓰는 것이 뭐가 나쁘단 말인가. 게다가 맥에 우분투를 설치하던, 윈도우를 설치하던 마음 내키는데로 쓰면 될 것을 왜 일일히 신기해하고 태클을 거는지 모르겠다. 물론 처음 하루이틀은 그럴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달동안 그러는 건.... 왠지 싸우자고 시비거는거 같지 않은가! 거기에 '이걸 사다니 돈도 많으신가보네요' 따위의 멘트로 비아냥 거리고.(...죽는다 진짜)

자신이 쓰고 싶은 장비에 투자하고, 그것을 투자한만큼 즐겁게 사용할 수 있다면 돈 정도야 아무렴 어떻겠는가. 사실IBM 계열의 PC 도 좋은놈은 무서울 정도로 비싸더라. 그런거 사면 '좋은 녀석 샀네' 이고, 맥을 사면 '돈지랄'인가? 그건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10만원짜리 가방사면 될 것을 100만원 주고 명품 가방 사는것처럼 결국 성능이 아니라 '자기 만족'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절반은 맞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그만한 돈을 들여서 쓸 가치가 있다고 확신하고, 또 실제로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면 별로 문제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별다방이나 콩다방에서 내 맥을 꺼내어 놓고 인터넷 질이나 하며 커피를 마시는 속칭 '된장질'을 즐기는 것도 나름 괜찮고..이건 부가적인 즐거움이다. :D )

그리고 인텔맥으로 옮겨가면서 요즘은 부트캠프라는 좋은 녀석도 있다. 게임이 하고싶으면 윈도우로 부팅해서 게임을 즐기면 된다. 낮은 사양에서도 잘 구동되는 녀석이라면 Parallels Desktop 이나 VMware 같은 가상PC 툴에서 돌려도 된다. 인터넷뱅킹도 그렇게 쓰면 된다. 아니면... 신한은행을 사용하던지. OS X 에서도 인터넷뱅킹이 가능한 은행이니까. 물론 나는 아직 신한은행에는 계좌가 없다. 시간이 나면 꼭 달려가서 이쁜 창구 누님에게 외칠거다.

"맥에서 인터넷 뱅킹이 하고 싶어요!"

이게 아니라 "통장 만들어주세요!" 가 되어야 하나?

일반적인 문서작업. 웹서핑. 음악듣기. 등등은 얼마든지 OS X 에서도 가능하고, JAVA 나 PHP, RUBY, Perl 등 플랫폼 특성을 타지 않는 언어들은 얼마든지 OS X 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개발자던 일반인이던 혹은 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이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OS X 로 이주해도 사실 크게 상관은 없다. 물론 다들 MS 오피스를 쓰는데 혼자 Pages 나 StarOffice 를 쓰면 나중에 규격이 안맞아서 혼날때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야 남들은 다 MS오피스 쓰는데 혼자 다른거 쓰는 튀는 행동덕에 오는 결과니까 그것을 피하기 위하여, 나도 일할때는 MS오피스를 애용하고 있다. (MS오피스 문서가 표준이라는데 어쩌겠는가.) 

말이 길어지는데, 예전 iBook G4 를 쓸때도 그렇고, 맥이 많이 보급된 요즘도 그렇고 여전히 맥을 쓰는 사람 = 별종 이라는 이상한 생각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거 같다. 물론 예전에는 주로 사용하는 직종이 정해져있었고, 흔히 접하기도 사용하기도 어려운 장비였음에 틀림없지만, 이젠 사용하는 사람도 많고, 많이 유명해지고, 더욱 사용하기 편해졌다. 그러니 제발. 게임도 안되고 인터넷뱅킹도 안되고 그냥 비싸기만 한 이상한 컴퓨터 라고 판단하고 사용하는 사람도 이상하게 보지 마라. 나는 마니아도 아니고 오타쿠도 아니다. 그냥 단지 애플 제품의 디자인과 UI 에 푹 빠져있는 Java 개발자일 뿐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by 예레미엘 | 2009/09/30 17:01 | Mac Life | 트랙백(1)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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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Mad About En.. at 2009/10/09 07:45

제목 : Mac 비상시에 해 볼 수 있는 조치들.
그냥 버튼 누르면 켜지고, 종료하면 꺼진다. 그렇다. 상식이다. 그렇지만.... 하나. 부팅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졌다면? 둘. 부팅할 때 뭔가 좀 뻐그덕 거린다면? 셋. 하드웨어의 소소한 이상이 보인다면? 예를 들어 내장 카메라에 불이 들어와 있다던가. 파워서플라이단자에 불이 안 들어온다던가. 이런 부팅 옵션들이 있다. 1. 파워 버튼을 길게 누른다. 한 3초쯤? - 맥북이라면 우측 하단의 흰색등이 발작적(?)으로 점멸하다가 부팅할 것이다......more

Commented by 샘이 at 2009/09/30 17:14
그냥 취향차이일 뿐이지요. = _=)
요즘은 어떤 OS든 내가 원하는 작업이 무리 없이 돌아가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서...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09/30 20:08
그렇죠. 단지 취향차이이고 코딩하고 테스트 하는데 무리가 없다면 상관이 없는건데, 꼭 하루에도 몇번씩 이야기가 나오니까. 이상하더라구요 :) 것보다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SilverRuin at 2009/09/30 20:59
맥유저입니다.
맥이 좋아서 씁니다 [끝]

...취존중 취존중이죠;ㅁ;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09/30 23:49
:) 그렇지요. 좋아하는 것을 쓰는것이 제일 좋은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김재훈 at 2009/09/30 21:14
아무래도 좀 안다 싶은 사람들은 조립PC를 맞춰쓰는 게 대세다 보니까요. 좀 모른다 싶은 사람들은 조립에 비해 비싼 대기업 완성 PC를 쓰는데, 한국인들은 외국사람들에 비해 사후관리나 A/S를 정해놓은 보상규정까지 파괴하며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요구하고 따지는 경향이 있죠.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삼성과 LG가 절대 지존으로 군림하는 것도, 안된다고 정해놓은 것도 고객이 드러누워 땡깡지르면 알음알음 다 해주거든요. 근데 외산제품들은 본사방침을 어겨가며 지사인 한국에서만 그런 특혜를 줄 수 없다보니까 괜찮은 제품을 내놓아도 삼성과 LG의 마켓쉐어를 도저히 뺏어오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론 맥에 관심이 많아서, 쓰지는 않지만 케이머그 이런데 자주 가보긴 하는데 A/S 받다 터진 불만들 보고 있으면 스위칭 하고 싶은 마음이 머뭇거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돈 주고 애플케어를 사도 삼성과 LG에서 그냥 해주는 것에 반에 반에 반도 못해주는 것 같으니. (이렇게 얘기하지만 저도 외산인 소니 바이오를 쓰는 중입니다. --;)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09/30 23:54
A/S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한국쪽의 A/S 실태가 상당히 불량하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아직 크게 불편을 느껴본적이 없어서요. 만약 저도 불편함을 느낄정도의 일이 생기게 되면 "다 좋은데 A/S 가 너무 구려!" 를 외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
Commented by 김재훈 at 2009/09/30 21:17
A/S 하니까 어떤 분이 한 얘기가 떠오르네요. 어떤 블로그인지 커뮤니티인지 좀 돼서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어떤 분이 자긴 죽을 때 까지 삼성 노트북만 쓸 거란 얘기를 하더군요. 왜 그런고 하니, 본인이 학생시절에 학교에서 A/S를 신청하니 기사가 30분만에 달려와서 아주 친절한 자세로 깔끔하게 고쳐놓고 가는 거 보고 감동먹었다며.

한국 사람들 이런 거에 굉장히 약하잖아요. 애국심 코드도 좀 있고.
Commented by 만갤_엑소시즘 at 2009/09/30 21:34
그런거 약한거, 애국심코드 떠나서. 삼성은 정말 A/S끝내줌. 앵간한건 쿨하고 간지나게 끝냄. ㅇㅇ
솔까말 삼성 비싸고, 뭐 기능면에서 제약이 많다 어쩌다 하지만, A/S만 두고 생각하면 애플은 상대
가 안됨.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09/30 23:54
삼성제품은 써본적이 없는데, 다들 A/S 하나는 끝내준다는거 보니, 정말 일품인 모양이군요!
Commented by 못짱 at 2009/09/30 21:38
갑자기 밑에 MS의 렙톱 헌터 패러디가 생각이 나는군요. 낄낄낄..

http://www.youtube.com/watch?v=vbJSuduTrPs
Commented by 아쥬나이 at 2009/09/30 22:31
저는 맥빠였던 교수님때문에 맥까가 되긴 했지요. [... ]
OSX와 맥 컴퓨터가 어떤 사람들에겐 베스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맥 쓰는 사람들은 소수고, 자의식이 강한 경우가 많아서, (전문직종이나 예술관련 사람들이 맥 사용률이 높다는것도 한몫하죠) 그게 일반 사람들한테 약간 반감을 일으키고, 그럼 맥 쓰는 사람들이 더욱 똘똘 뭉치고..그게 다시 반감을 일으키는;; 뭐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조금 있는거 같애요.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10/01 00:03
..아. 정말 몇몇 골수맥빠들때문에, 반감을 사는 경우가 실제로 있더군요. 그런 상황을 보기도 했고. 자신이 써보고 좋은 것을 추천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는데(물론 저도 주변분들이 '나도 한번 써볼까?' 라고 하면 '써보세요! 좋아요!' 정도는 말합니다만) IBM PC 꺼져! MAC이 짱! 을 외쳐대면서 남에게 강요를 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싫더라구요.
Commented by 타오 at 2009/09/30 23:22
제 인생의 반이상을 컴터와 보냈는데요, ㅎㅎ 얼마전 맥을 새로 장만했답니다. 이젠 그 재미에 푸욱 빠져,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어요 ㅎㅎ 누가뭐라든, 윈도우로는 못돌아가겠습니다. -_-;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09/30 23:59
가끔 업무상 윈도우를 쓰지 않으면 안될 경우가 있는데, 그래도 쓰던놈이라 상관없긴 한데 가끔은 불편함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더군요. :)
Commented by 슈와 at 2009/10/01 00:13
맥북 에어 사용중입니다. 마우스보다 편한 이노무 트랙패드 때문에 어디 옮기고 싶어도 못옮깁니다 -.- 요놈 이상의 인터페이스가 IBM 계열의 랩탑에 나오고, XCode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다면 모를까, 이 두가지가 충족되지 않으면 못옮길꺼 같습니다.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10/01 08:02
트랙패드도 정말 편하게 잘만들어 놓았지요. XCode 도 아직 좀 아쉬운점이 보이긴 하지만 분명 괜찮은 툴이니까요. Object-C 가 재미있기도 하고.(..물론 그놈의 미묘한 문법은 아직 익숙치가 않아서 헷갈립니다만..)
Commented by 혜진 at 2009/10/01 01:42
저도 맥 에어 사고 싶어요. 진심으로 : - )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10/01 08:02
..저두요!!
Commented by kkendd at 2009/10/01 06:07
주변 환경덕에 맥북 프로와 맥 프로를 자주 사용하는데다 아이폰 1G도 벌써 근 2년째 쓰고 있습니다만, 전 아무리 써도 애플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는 영 만족스럽지가 못하더군요.
나열하자면 길어지지만 여하튼 싫어하는 편인데다, 윈도우 7 RC를 쓰면서 반해버린 덕에 옮길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비스타는 엄청 실망했지만..)

여하튼 그건 어디까지나 제 얘기일 뿐이고, 타인이 맥을 쓰던 리눅스를 쓰던 역시 자기가 편하게 느끼면 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D
한국은 아무래도 주변 환경을 통일하는데에 익숙한 문화다보니 남들과 다른 걸 보면 신경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덕분에 IE6 문제같은것도 생기는 듯 싶고..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10/01 08:05
윈도우7 도 써보니까 괜찮더군요. :) 비스타는.. 저도 엄청 실망했습니다만.. 천편일률적으로 주변환경을 통일하려 드는 습성에는 정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기업계열의 프로젝트를 하면 더욱 그런 경향이 짙어지는데다가, 가끔은.. '웹표준! 웹표준!'을 외치면서도 '다른데서도 쓰니까.' 라는 이유로ActiveX 모듈을 적용해달라는 오더가 나오면 난처하더군요.
Commented at 2009/10/07 16:5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예레미엘 at 2009/10/08 07:59
..으하하하ㅠ 그것 참 유감이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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