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2월 06일
P군
P는 외로운 사람이었다.
언제나 웃고 다니는 덕에 주위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지만, P는 언제나 그들에게 웃기만 했을뿐, 마음을 열지도 열려고도 하지 않았다. P는 언제나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그것이 무척이나 어렵고 잘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늘 좌절하고 상처받고 고심했다. 사람들이 친근하게 대해주면, 두려워 했고, 사람들이 불친절하게 대해주면, 자신의 탓이라며 자책을 하였고, 사람들이 충고를 하면, 참견이라고 생각하였고,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하면, 울어대었다.
P는 그렇게 살아갔고, 자신의 주위에 남아있는 몇몇도 언제인가 떠나지 않을까 무서워하며, 사람을 대하는 것이 점점 더 소심해지고, 쉽게 마음의 문을 열려 들지않았다. 정이 많은편이었던 그는, 정이 들어버리는 것을 무서워했고, 정이 들었는데, 상대방이 떠날까봐 두려워하며, 늘 도망치려 들었다. 늘 그는 그렇게 주위의 사람들을 밀어내고 밀어내고 또 밀어내고 있으면서도, 자각하지 못한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을까 고민하며, 자책만 해대었다. 남탓을 하거나, 그러다 어느순간 자기 탓을 하거나, 허공에 있는 보이지도 않는 누군가를 저주하거나, 가르쳐 달라고 비통해하거나.
어느날인가 결국 P의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고, 그는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모두가 떠나고 나서야, 자신이 상대방을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음을 알았고, 자신의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 할줄 몰랐고, 위로 받을줄도 몰랐음을 알았다. 위로를 받을줄을 몰랐으니 당연히 위로를 해줄줄도 몰랐고, 타인의 상처에 대해서 고민할 줄도 몰랐음을 알았다. P는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임을 알았고, 후회하였고, 자책하였다. 하지만 슬퍼하지는 않았다. 그냥 단지, 진심으로 대하고, 자신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위로 받으려 노력하였고, 위로를 받은 만큼 상대방에게도 피드백을 돌려주려 노력하기 시작했다. 서툴기는 했지만 늘 그러려고 노력하였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이해하려 노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방법도 옳은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친해져 오려고 노력하기도 했지만, 누군가는 왜 이러냐는 표정으로 노려보며, 뒷걸음질 쳐대었다. P는 또 다시 상처받기 시작하였다. 왜 모두가 자신이 대하는 대로 대해주지 않느냐라는 불만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곧 P는 곧 그 생각을 접었고, 그가 결국 선택한 방법은, 마음을 열기에 앞서서 상대방을 저울질하고, 이빨을 세우고 노려보고, 꼬리를 흔들어보고 하며, 탐색하기 시작하였다.
...그결과 P는 지금도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자책하며 살아간다.
# by | 2009/02/06 16:46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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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거 이전에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겠지만, 누구나 가슴속에 새기고 있는 삼천원짜리 바넘효과 'ㅅ'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