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꼭 뜯어야 예술이냐..

   최근 문득 들은 말중에 잘 기억은 안나지만 "뜯어놓으면 예술이 아니고 뜯어 놓으면 문학이 아니다" 라는 말을 들은거 같다. 늘 기억이라는 것이 그렇듯이, 정확하게 저 문구도 아니고, 아마도 작가 이외수님께서 하신 말씀이지 싶은데, 누가 했건 어쨌건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저 말을 어떤 의도로 하셨는지는 나는 모르겠지만, 내가 느낀 것은 이러했다.

   흔히 학교 문학수업에서 아이들을 가르칠때, 시이건 소설이건 모든것들 해체 해놓고, 이 사람은 임금에 대한 사랑을 이렇게 표현을 하였네, 이 사람은 조선독립의 염원을 이렇게 표현을 하였네 하며 문구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를 뜯어서 나열해놓고는 가르치던 그런 모습이 문득 떠올라버렸다고 할까. 그때부터 그런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같은 글을 보고도 어떤 이는 자신의 옛사랑을 떠올릴 것이며,  또 어떤 이는 자신의 인생의 무게를 느낄 것이며, 또 어떤 이는 위로를 받을 것인데, 개개인마다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야 할것을 어째서 그렇게 뜯어놓고 작가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려고 드는지 모르겠다. 물론 어떤 작품을 감상함에 있어서 작가의 의도나 그 시절의 시대상들에 대한 파악을 해두는 것이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은 참조만 할뿐 결국 판단은 독자가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절대로 작가의 판단과 감정을 무시할 생각은 아니지만, 그것을 강요하는 것은 틀렸다고 생각할 뿐이다. 음악을 들을때를 생각을 해보면, 그 가사 하나하나를 뜯어서 이런 의미구나. 음 하나하나를 뜯어서 이 부분은 감정이 격해지면서 이런 가사가 나오니까 이사람이 슬프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듣는 사람이 어디 그렇게 많겠는가. 물론 있기야 하겠지만, 대부분은 쭉 듣고는 "아 이노래 좋다" 혹은 "이 노래는 나하곤 맞지 않는다" 정도가 다일 것이다. 그림을 보면서 "잘은 모르겠지만, 따듯한 느낌이다" 라고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지 "여기서는 색상을 무엇을 쓰고 배합이 어떠하고, 언제인가 유행했던 인상파의 한 채색 방법으로서..."라고 생각하면서 그림을 보는 것이 자연스럽겠는가.

   물론 대학 입시등지에서 개개인의 그런 취향들을 다 파악해서 나열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겠지만, 가끔은 획일적인 것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에 안타까울 때가 많다. 예술을 모른다. 책을 안읽는다. 이야기만을 할 것이 아니라. 예술을 접하는 것, 책을 읽는 것이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며,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옳은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 줄때에 더 그것을 '즐길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이던 무엇이던 결국에는 창조하는 사람의 고뇌와 그때의 즐거움. 접하는 사람의 즐거움과 감정이 조화롭게 섞여 들어갔을때, 그것이 제대로 된 완성이라고 생각하기에, 뜯어서 작가의 의도를 하나하나 파악해보려고 하는 사람을 보면 조금은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시 당신이 예술이란것에 접하기 어렵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길 바란다. 그것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고, 그속에 담겨진 의미 하나하나를 반드시 끄집어 내서 음미해야만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자연스럽게 느끼고, 자연스럽게 즐기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예술을 문학을 접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느껴지는 대로 슬퍼하고 분노하고 즐거워 하며 접한다면 조금씩 "어려워서 어디 볼 수가 있어야." 하는 생각은 사라지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그 자체를 즐기고 당신의 감정을 즐겨라."

그것을 위해 존재하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베토벤의 '운명'을 들으면서 인생의 중압감을 느끼던, 자신의 운명을 느끼던, 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즐겁던, 옛사랑을 추억하던 그것은 결국 당신의 '즐기는 방법' 일뿐이니 주위에서 뭐라고 하던 그냥 일축하면 될것이다.

 

by 예레미엘 | 2009/01/19 13:21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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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검은사자비 at 2009/01/22 14:22
그래서 중고등학교 국어책에 나온 작품을 제대로 읽으려고하면
뭔가 껄끄러워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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